일상2009. 1. 26. 20:52

설날이다. 어제 어머니를 도와 나름 제사 준비도 하고... 오랜만에 삼촌, 고모 오신다기에 반가운 마음도 있었다. 하지만 29세 백수에겐 그마저도 사치란 걸 다시 한 번 깨달았다.

작은 삼촌께선 택시운전을 하신다. 아버지께선 삼촌을 보자마자 대뜸 하는 말씀이 '서강이 택시운전이라도 가르쳐 줘라.' 라며 운을 띄우셨다. 오랜만에 본 삼촌에게 안부인사 건네기 전에 하신 말씀이 내 취업얘기인 거 보니 일안하고 집에서 놀고 있는 내 모습이 어지간히도 꼴보기 싫으셨나보다. 삼촌께선 택시하지말고 버스기사를 하라고 말씀하셨다. 버스기사인 큰고모께서 대학원까지 나온 사촌형이 당신보다 월급이 적다며 우스갯소리를 하셨다는 거다. 아버지 말씀이 '그거라도 버는게 어디야? 아무것도 안하는 것 보다는 낫지.'

할 말이 없었다. 모든 원인은 '나'였기 때문에 변명의 여지가 없지. 하지만 꼭 그걸 오늘 오전에 말씀하셔야 했을 까?  우리집안 장기 중 하나가 밥상에서 쓴소리 하기인데 나에겐 효과가 매우크다. 아마도 그걸 알고서 그런 것일 수도.....  하루종일 아무 말씀 없으시다가도 이상하게 식사시간만 되면 무언가 말씀을 하신다. 물론 원인제공을 했으니 반박을 할 수가 없다. 하지만 평소에 '최소한 식사때 만큼은 편한마음을 갖자'라는 주의를 갖고 있어서, 아버지의 그런 말씀들이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. 결국 오늘도 속이 울렁거려 두 끼를 굶었다. 마음이 불편하니 굶어도 배가 고프지 않다. 아무것도 안먹기도 뭐하고, 그렇다고 화려한 설음식 먹는 것도 눈치가 보여서 오후에 라면하나 끓여 먹었다. 어머니께서는 식사땐 가족이랑 같이해야한다고 자꾸 말씀하신다. 하지만 난 가족들과의 식사가 불편하다. 가족이 있어도 나혼자 밥먹는 날이 많아지고 있다. 아무 말씀 안하셔도 식사땐 눈치가 보인다. 친척이라도 만나는 날엔 친척 안부보다도 나에대해 어떤 대화가 나올까 신경쓰인다. 날이 갈 수록 고립되고 나 자신을 스스로 고립시켜간다. 물론 모든 원인은... '나 자신'이다..

취업하자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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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신데빌 신데빌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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